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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 아무말대잔치
일요일 밤 개그콘서트 시청은 일상의 낙이다. 요즘은 별로 웃을 일이 없다. 웃을 수 있다는 것은 삶의 여유가 어느 정도 확보되었을 때 웃음이 나오는 것이다.
누군가 웃긴 이야기를 해도, 내가 기분이 좋지 않을 때에는 웃긴 이야기를 들어도 웃기지 않는다. 더욱이 기분이 상당히 않을 때에는 웃긴 이야기를 하는 이가 미울 때가 있다. 이런 말이 나올만도 하다.
"지금 웃길 때냐!"
그렇다. 웃음이 있는 것은 내가 여유가 있다고 생각할 때 가능하다. 처지가 어렵다고 해도, 내 마음에 한 톨의 여유가 있을 때는 웃을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낙관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개그콘서트를 볼 때면 마음의 여유가 찾아든다. 왠지 모르게 웃을 준비를 하고 보는 듯 하다. 좀 식상할 듯 하면, 새로운 코너를 공개하며, 다른 웃음거리를 제공하는 개그콘서트는 시청자들에게 단비와 같다. 웃을 일 없는 요즘엔 참으로 고마운 존재가 개그콘서트다.
오늘은 지난주에 새롭게 선을 보인 '아무말대잔치'가 눈길을 끈다. 아무말 대잔치? 아무말이나 하는게 무슨 개그요소인가라는 생각과 무슨 아무말로 대잔치가 열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아무말 대잔치'를 별 기대없이 보는 순간 웃음이 터진다. 정말 맥락없이 말하는 개드립이 어찌나 웃긴 지 박장대소를 했다.
오늘 개그콘서트의 아무말대잔치에서 큰 웃음을 준 장면이 있다. 헤어컷을 하기 위해 미용실을 찾은 손님이 머리를 짧게 쳐달라는 순간 어디선가 검을 든 자가 바람처럼 스치면서 외친다.
"머리~"
머리라는 외마디와 함께 죽도로 손님의 머리를 치고 유유히 사라진다. 순간 한참을 웃었다.
예전 검도를 했기 때문에 머리라는 기합을 하며, 죽도로 머리를 짧게 치는 순간 정말 아무런 연상도 없이 그 순간 마음으로 와닿는 개그! 개그콘서트 아무말대잔치는 순식간에 찾아들었다가 사라지는 신기루같은 개그였다.
개그콘서트 아무말대잔치를 진행하는 박영진과 장기영의 스피디하고 센스넘치는 아무말도 관전포인트다.
일요일 하루를 유쾌하게 마무리 할 수 있게 하는 유용한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신코너 아무말대잔치에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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