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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과 우주피스공화국
한 해 한 번 찾아오는 날이 있다. 그것도 4월의 시작인 4월 1일이 그날이다. 바로 만우절이다. 어릴 적 생각하면 유치하기 짝이 없지만, 초딩시절 아침에 학교를 가면, 친구녀석들이 득달같이 찾아와 말도 되지 않는 말들을 지껄인다. 허황된 약속을 한다든지, 어처구니 없는 자기자랑을 한다든지 오버스러운 이야기을 하고 그들이 말하는 패턴의 끝은 한결같다.
"오늘 만우절이야!"
그러고 깔깔 웃으며, 좋아라 한다. 그렇다. 만우절은 거짓말을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는 날이다. 거짓말을 하더라도 용서가 되는, 그리고 거짓말 자체가 하나의 유머가 되는 날이 만우절이다.
근데 언제 부턴가 만우절을 그리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날이 많았다. 이제는 만우절에 거짓말을 하며, 주변 사람들과 장난치기에는 나이가 먹었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자리 잡은게 아닌가 싶다.
아침에 한 인터넷 기사를 보니, 정가에서 떠도는 말이 누군가 거짓말같은 농담을 하고, 만우절이라 이야기했더니 이런 말이 오더란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 그런 말이 나오냐"
만우절의 여유와 관용이 정가에서는 없는 듯 싶다. 그도 그럴 것이 3월의 큰 사건이 2건이나 있었으니 그럴만도 하다.
만우절하면 생각나는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우주피스 공화국이다.
유럽의 한 나라에 부랑자와 가난한 예술가들이 흘러 들어가 만들어진 한 마을에서 일년에 단 한번 신기루처럼 생겼다가 없어지는 나라가 있다고 한다.
우주피스공화국이 그 주인공인데, 4월 1일 딱 하루 비자발급을 하고, 입국절차를 밟고 들어서는 나라가 하루 자고 나면, 존재조차 없어지는 그런 나라는 그 자체가 만우절이라고 할 수 있다.
우주피스 공화국의 헌법은 이색적이기까지 하다. 마음껏 게으름피우기 등 우리가 현실의 세계에서는 인정하기 어려운 것들이 우주피스 공화국에서는 규범이 된다니 재미난 퍼포먼스 아닌가!
만우절의 여유와 익살스러움을 내년에는 즐길 수 있기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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